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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극으로 미국 사회 까기 - <나이브스 아웃> 본문
본작은 에거서 크리스티 등으로 대표되는 추리 소설의 영향 아래에 있는 작품입니다. 장르 문법과 클리셰를 가지고 진행하지만 그 안에 미국 사회 전반에 대한 비판거리를 녹여냅니다. 후반부에서 그런 점들이 모여 흥미로운 반전들을 연이어 터뜨리죠. 추리 소설가 할런 트롬비가 가족들과 함께 생일날을 보낸 다음날 사망하는 사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사립탐정 브누아 블랑이 그 생일날의 사건을 가족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재구성해가며 진행됩니다.
트롬비 가문 사람들은 사실상 미국의 일반적인 백인 집단을 대표합니다. 그들의 정치적 성향은 진보부터 보수까지 다양하고, 위선적인 모습이나 백인 우월주의적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할런의 간병인 마르타에게 보이는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은(그들은 마르타를 외국인 노동자라고 말하지만 마르타는 미국에서 태어난 유색인종 미국인일 뿐이라는 점은 더욱이) 끔찍하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마르타가 거짓말에 구토 반응을 보인다는 설정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추리극보단 코미디나 사회 풍자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깨알 같은 재미를 유발하는 장면들이 산재해있고 각 인물들의 캐릭터가 과장되어 있는 부분도 있기에 더욱 그렇게 생각됩니다. 결과적으로 정통 추리극의 재미를 표방하면서도 사회를 비판하는 블랙 코미디의 성향도 띄는 작품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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